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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브린, 2010/10/11 11:36, 日記]
전날 친구와 함께 술을 잔뜩 마신터라 아침 일찍 출발하지 못했다. 애인님도 늦으셔서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11시. 해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었다.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등산가는 아주머니들을 열심히 따라간 결과, 우리는 북한산 정상으로 오르고 있었다. 비루한 체력의 두 남녀는 숨을 헐떡이며 길 중간에서 등산객들을 방해하다가 '이 길이 아닌가벼!'를 외치며 다시 산을 내려왔다. 버스정류장까지 돌아와 다시 표지판을 찾아 헤매다 시작점을 겨우겨우 발견, 본격 둘레길 걷기를 시작했다. 이상한 표지판때문에 한 시간을 더 헤맸다는 것은 번외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면서 평지를 타박타박 걷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해는 뜨겁고, 끊임없는 언덕배기를 오르내려야하고, 풍경이 딱히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길이 좁아지면 아저씨들이 뒤에서 빨리 지나가라고 구박을 하고, 아침도 굶고 나온 나는 배가 고프고, 애인님은 땀을 흘리고....... 5km 구간을 다 걷지도 못한 채 일단 점심을 먹자고 일정을 변경했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나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오늘은 길을 찾느라 헤매면서 체력을 소모해서 그런거라며 내일 다시 도전하자고 약속했지만 다음날은 일어날 기운도 없더라. 응, 그러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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