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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브린, 2011/10/25 14:25, 日記]
1. 아침에 허둥지둥 나오다가 지갑을 두고 나왔다. 떠나려는 버스를 헐레벌떡 잡아타고 보니, 지갑이 없다. 내려야하나, 돈을 빌려야하나 당황해 심장은 쿵쾅거리는데 다행이 가방속에 이천원이 있다. 천원을 내고, 집에 올 때 차비로 천원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오늘 오후에 시어머니랑 한의원 약속이 있다. 손자를 얼른 보고프신 시어머니는 아기생기는 한약을 지어주시겠다고 했다. 점심은 사드려야지 싶어 회사사람에게 삼만천원을 빌렸다. 삼만원은 점심값 천원은 집에 갈 차비. 반차를 내고 점심시간에 맞춰 시어머니를 만났다. 밥 먹으러 가는 길에 유명한 찹쌀떡집이 있다며 들어갔는데 떡값이 한개에 이천원이다. 어머니가 열개를 고르신다. 열개면 이만원. 그럼 밥값이 부족할 수 도 있겠다 싶어 어머니께 사달라고 했다. 어머니가 흔쾌히 계산을 하시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유명한 아귀찜집. 소자 하나가 삼만원이다. 다행이다 싶었는데 어머니가 공기밥 두개 추가를 외치신다. 여기서 이걸 사면 어머니에게 차비를 빌려야한다. 나는 아직 결혼한지 일곱달된 새며느리다. 어떡하지 고민하는 새에 어머니가 카드를 척 내주신다. 돈이 없으니깐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감사합니다하고 받아서 계산을 했다. 여기서부터 뭔가 좀 잘못된 것 같았다. 어머니가 가방을 바꾸셔야한다고 근처 광장시장에 잠깐 들르자고 하셨다. 어머니가방을 바꾸는데 가방 예쁘다며 내것도 하나 사주신다고 고르란다. 아녜요-하는데 주인이 보여준 가방이 참 예쁘다. 이거 예쁘네요, 이걸로 할래요- 하고 얼른 가방을 챙겼다. 가방집에서 나오는 길에 한복 소품 파는 가게를 지나다 어머니가 지난 명절에 배씨댕기 예쁜 걸 사주고 싶으셨다며 배씨댕기를 사주셨다. 뭐 더 필요한 건 없니? 저 댕기도 하나 필요해요. 나는 이미 염치가 없었다. 어머니는 며느리 데리고 다니며 쇼핑하는 재미를 아신 것 같았다. 한의원에서 진료받고 약값을 치르고 동대문까지 걸어가서 중국만두와 매운족발과 깐 더덕과 올해 나왔다는 수수를 샀다. 물론 어머니가 샀다. 나는 물건만 챙겼다. 동대문에서는 우리집까지 오는 버스가 없고, 나는 버스카드가 없어 환승이 되지 않아서 다시 종로까지 걸어갈 셈이었는데 사정 모르는 어머니가 먼저 타고 가라며 나를 버스에 태우셨다. 집에 오니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너 돈 없다며 차비는 있었니? 너 버스타니까 생각나더라. 네, 저 차비는 빌려와서 있었어요. 차마 삼만원이 있었는데 공기밥때문에 밥값을 못 냈다는 얘기는 못 했다. 2. 남편에게 어머니가 가방 사주셨다며 누비(손누비는 아니지만)야-라고 자랑했더니 루이비통이라고? 하고 되묻는다. 누비라고, 누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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